1. 영화리뷰
영화 <원더>는 2017년에 개봉한 작품으로, R.J. 팔라시오의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한 가족 드라마입니다. 영화는 선천적 안면기형을 가지고 태어난 소년 '어기 풀먼'의 시선과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타인과의 차이, 편견, 공감, 그리고 진정한 용기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감독 스티븐 크보스키는 이 작품을 통해 어린이와 가족의 시선을 중심에 두고, 따뜻한 시선과 현실적인 감정선을 오가며 감동적인 영화로 완성했습니다.
이 영화는 외모로 인해 타인의 시선을 피해 살아야 했던 한 소년이, 세상과 정면으로 마주하며 점점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담담하면서도 섬세하게 그려냅니다. 단순히 불쌍한 주인공에 대한 동정을 유도하는 휴먼드라마가 아니라, 각 인물의 감정을 균형 있게 조명하고, 사랑과 관계의 의미를 다층적으로 풀어낸다는 점에서 더욱 깊이 있는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원더>는 시각적으로 화려한 영화는 아니지만, 감정의 깊이를 시각적으로 잘 표현한 연출이 인상적입니다. 때로는 우주와 같은 상상 장면을 삽입하며 어린이의 감정세계를 시각화하고, 때로는 단순한 배경과 조명을 통해 인물들의 내면을 더 또렷하게 보여줍니다. 특히 어기의 상상 속 세계가 현실과 교차하며 등장하는 장면은 이 영화가 단지 사실적인 묘사에 그치지 않고, 인물의 감정에 보다 밀접하게 다가가려는 시도를 엿볼 수 있게 합니다.
또한 이 영화는 다층적인 시점으로 구성된다는 점에서 특별합니다. 처음에는 어기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지만, 곧 누나 비아, 친구 잭 윌, 친구 마이런, 비아의 친구 미란다 등 여러 인물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전환됩니다. 이를 통해 단순한 ‘왕따 극복기’가 아니라, 인간 관계의 복잡성과 감정의 다면성을 조명하게 됩니다. 이 시점 전환은 각 인물의 심리적 현실을 보다 깊게 들여다보게 만들고, 편견 없이 모든 인물이 자기만의 서사를 가졌다는 사실을 강조합니다.
결국 <원더>는 우리 모두에게 해당하는 이야기입니다. 다르다는 이유로 외면당하는 사람, 보이지 않게 희생하는 가족, 친구 사이의 오해와 화해, 첫사랑의 설렘과 상처. 모든 인물이 하나의 ‘차이’를 안고 살아가며, 그 차이를 사랑으로 극복해 나가는 여정을 통해 관객은 진한 울림을 경험하게 됩니다.
2. 줄거리 및 스토리
영화의 중심에는 '어기 풀먼(August "Auggie" Pullman)'이라는 10살 소년이 있습니다. 그는 선천성 안면기형인 트리처 콜린스 증후군을 앓고 있으며, 수십 차례의 수술을 통해 생명을 유지하며 살아왔습니다. 어기는 그로 인해 평범한 외모를 가지지 못했고,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을 두려워하며 지냅니다.
영화는 어기가 처음으로 일반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되는 날부터 시작됩니다. 그동안 어머니가 집에서 홈스쿨링을 해왔지만, 어기의 사회성을 위해 가족은 일반 학교 입학을 결정하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어기는 새 학급에서 친구들과 어울리는 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아이들은 그의 얼굴을 보고 놀라거나, 피하거나, 심지어 괴롭히기도 합니다.
이런 환경 속에서도 어기는 잭 윌(Jack Will)이라는 친구와 가까워지며 조금씩 학교에 적응해 나갑니다. 하지만 어느 날, 어기는 잭 윌이 다른 친구들과 어기를 비하하는 말을 한 것을 우연히 듣게 됩니다. 어기는 충격을 받고 잭과 멀어지게 되지만, 이후 잭의 진심어린 사과와 화해로 두 사람은 다시 우정을 쌓아갑니다.
한편, 어기의 누나 비아(Via)는 동생에게 온 가족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소외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녀는 어기에게 많은 애정을 가지고 있지만, 자신의 삶과 감정도 억누르고 살아왔습니다. 고등학교 진학 후 친구 미란다와의 거리감, 가족 내에서의 위치에 대한 고민 등 비아의 성장통도 동시에 그려지며, 영화는 가족 안에서 일어나는 감정의 균형을 보여줍니다.
비아의 친구 미란다는 여름방학 동안 어기 가족과 친밀하게 지내며 비아를 부러워하는 마음에 멀어지기도 했지만, 결국 연극 무대에서 비아를 배려하는 행동으로 진심을 표현하게 됩니다. 이러한 각 인물의 작은 변화들은, 서로 다른 상처와 오해가 이해와 사랑으로 치유되어 가는 과정을 아름답게 보여줍니다.
후반부에는 어기의 변화를 상징하는 중요한 장면들이 연이어 펼쳐집니다. 과학 캠프에서 어기를 괴롭히던 학생들을 잭과 다른 친구들이 힘을 모아 막아주며, 어기는 처음으로 또래 친구들에게 보호받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졸업식 날에는 학교에서 ‘우정과 용기의 상징’으로 어기를 표창하며, 모든 사람 앞에 당당히 서는 장면으로 영화는 마무리됩니다.
3. 배우 및 캐릭터
<원더>는 섬세한 연기력이 돋보이는 배우들의 캐스팅으로 영화의 몰입도를 높입니다. 주연을 맡은 제이콥 트렘블레이부터 줄리아 로버츠, 오웬 윌슨, 이자벨라 비도빅까지, 모두가 캐릭터의 감정을 진정성 있게 표현하며, 단순한 가족영화를 넘어선 감동을 선사합니다.
제이콥 트렘블레이는 어기 풀먼 역을 맡아, 특수 분장을 감내하며 어려운 감정 연기를 소화해냈습니다. 그는 외적인 핸디캡을 가졌지만, 내면은 누구보다도 순수하고 용기 있는 소년을 설득력 있게 그려냈습니다. 특히 어기가 웃고, 울고, 상처받고 성장하는 과정에서의 눈빛과 감정 표현은 이 영화의 감정 중심을 단단히 지지합니다.
줄리아 로버츠는 어기의 엄마 '이사벨'로 등장해, 아들을 향한 헌신적인 사랑과 동시에 한 여성으로서의 삶을 포기한 이면의 감정을 절제된 연기로 보여줍니다. 줄리아 로버츠는 이 캐릭터를 통해 모성애의 이상적인 이미지뿐 아니라, 개인의 내면적 아픔까지 자연스럽게 전달해 줍니다.
오웬 윌슨은 어기의 아버지 '네이트'를 연기하며, 유머와 따뜻함을 동시에 전합니다. 특히 가족의 분위기를 유쾌하게 이끄는 역할로, 무겁고 진지한 분위기에 균형을 잡아주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아들과의 교감을 코믹하면서도 진심으로 표현해내며 관객의 미소를 유도합니다.
이자벨라 비도빅은 어기의 누나 '비아' 역을 맡아, 성장통과 가족 안에서의 소외감을 겪는 10대 소녀의 내면을 세밀하게 표현합니다. 특히 비아가 학교에서 겪는 인간관계의 변화,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한 노력 등은 관객이 공감할 수 있는 현실적인 성장 이야기로 그려졌습니다.
또한, 잭 윌 역의 노아 주프, 미란다 역의 대니얼 로즈 러셀 등 조연 배우들 역시 각 인물의 사연과 성격을 탄탄히 표현하며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듭니다. 모든 캐릭터가 입체적이고 살아 있는 인물로 느껴진다는 점이 <원더>의 또 다른 미덕입니다.
4. 결론
<원더>는 단순한 ‘왕따 극복기’나 ‘장애인 감동 영화’가 아닙니다. 그것은 ‘사람 사이의 다름’과 ‘그 다름을 인정하고 사랑하는 법’을 알려주는 아름다운 교육이자,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용기와 공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 영화는 어린이에게는 타인을 존중하는 마음을, 어른에게는 사랑하는 가족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 영화의 가장 큰 미덕은 ‘모든 사람에게 이야기가 있다’는 메시지입니다. 어기의 시점에서 출발한 이야기는 누나의 이야기로, 친구의 이야기로, 부모의 이야기로 확장되며,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주인공이자 조연이다’라는 보편적 진실을 전달합니다.
추천 포인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차이를 긍정하고 공감하는 따뜻한 메시지. 둘째, 뛰어난 아역 배우와 성인 배우들의 조화로운 연기. 셋째, 구조적인 연출과 감정 중심의 시점 전환. 마지막으로, 가족과 친구, 사회적 관계의 본질을 정면으로 다룬다는 점에서 감동 이상의 울림을 선사합니다.
삶은 누구에게나 쉽지 않지만, 사랑과 이해가 있다면 우리는 그 모든 어려움을 조금은 더 가볍게 건널 수 있습니다. <원더>는 바로 그 ‘이해와 공감의 힘’을 보여주는 영화이며, 우리 모두가 사회 속에서 ‘다른 얼굴’을 지닌 누군가를 마주할 때,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아야 하는지를 잊지 않게 해줍니다.
결국 이 영화는 모든 사람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친절함이야말로 진짜 위대함이다(Be kind, for everyone is fighting a hard battle)." <원더>는 그 진심을 전하고, 세상을 더 따뜻하게 만들어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