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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흥부: 글로 세상을 바꾼 자> 영화리뷰,줄거리 및 스토리,배우 및 캐릭터,결론

by ENB 2025. 8. 1.

영화 &lt;흥부: 글로 세상을 바꾼 자&gt; 영화리뷰,줄거리 및 스토리,배우 및 캐릭터,결론
영화 <흥부: 글로 세상을 바꾼 자> 영화리뷰,줄거리 및 스토리,배우 및 캐릭터,결론

1. 영화리뷰

영화 <흥부: 글로 세상을 바꾼 자>(2018)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고전 설화 <흥부와 놀부>를 모티브로 하여, 조선 말기 격동의 시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픽션과 역사, 문학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작품입니다. 단순히 ‘착한 흥부, 나쁜 놀부’의 도식적 이야기에서 벗어나, "흥부전"이라는 이야기가 어떻게 쓰였는가, 그리고 그 이야기가 조선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에 대해 다루며, 역사 속 '글의 힘'을 되새기게 만듭니다.

이 영화는 실제 설화 속 인물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해 ‘작가 흥부’라는 인물을 내세웁니다. 글로 세상을 바꾸고자 했던 한 지식인의 열망, 그리고 당대의 부조리한 정치 상황을 관통하는 인간군상의 욕망과 갈등이 어우러지며 깊이 있는 드라마를 형성합니다. ‘흥부’는 더 이상 제비 다리를 고쳐주는 인물이 아니라, 글을 통해 민중의 마음을 사로잡고 권력을 뒤흔들 수 있는 힘을 가진 ‘혁명가’로 재해석됩니다.

영화의 연출은 전통 사극과는 다른 톤으로 전개되며, 역사적 사실과 픽션이 자유롭게 교차하는 가운데, 상징과 은유를 통한 서사가 인상적입니다. 감독 조근현은 <색, 계>, <음란서생> 등에서 보여주었던 성숙한 시선과 미학을 <흥부>에서도 유감없이 보여주며, 단순한 역사극을 넘어서 사회 비판적 메시지를 담은 휴먼 드라마로 승화시킵니다.

특히 영화는 ‘글이 사람을 움직이고, 이야기가 세상을 바꾼다’는 메시지를 중심에 두며, 오늘날까지도 이어지는 언론과 문학의 역할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집니다. 동시에, 기존 고전설화를 사회 비판의 거울로 활용했다는 점에서 서사적 실험이 돋보입니다.

하지만 다소 아쉬운 점도 존재합니다. 영화는 서사의 구조상 정치 드라마와 개인 서사를 동시에 끌고 가려다 보니 초반의 흥미진진함에 비해 중반부가 약간 산만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흥부와 조혁, 조항리의 대립 구도 또한 다소 상투적인 방식으로 풀리는 부분이 있으며, 실제 역사와의 거리에서 발생하는 서사적 이질감도 존재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 <흥부>는 고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자 했던 시도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의미를 지니며, 무엇보다 글과 작가, 민중, 권력이라는 주제를 정면으로 조명했다는 점에서 가치 있는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조선 후기의 혼란한 정치 상황 속에서 한 편의 이야기가 가져올 수 있는 변화와 그 파장을 조명한 이 영화는, 결국 관객에게 "나는 어떤 이야기를 쓰고 있는가?"라는 물음을 남깁니다.

2. 줄거리 및 스토리

이야기는 조선 말기, 세도 정치의 어두운 그늘이 짙게 드리운 시대를 배경으로 펼쳐집니다. 민심은 흉흉하고 백성들은 굶주리는 가운데, 글로서 권력을 조롱하고 진실을 알리고자 하는 한 작가가 등장합니다. 그는 바로 '흥부'(정우 분)입니다. 글솜씨가 뛰어나 민중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난 작가지만, 그는 형과 헤어진 이후 가족도, 이름도 잃은 채 떠돌이 삶을 살고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흥부는 사라진 형을 찾기 위해 조선 최고의 권문세가 ‘조항리’(정진영 분)와 ‘조혁’(김주혁 분) 형제의 집안으로 향하게 됩니다. 이곳은 흥부가 찾는 형의 과거와 깊은 연관이 있으며, 동시에 조선의 권력 지형을 뒤흔들 수 있는 사건의 중심이기도 합니다.

조항리는 탐욕과 권력욕으로 똘똘 뭉친 냉혹한 정치가로, 세도정치의 대변자라 할 수 있습니다. 반면 조혁은 백성을 위하는 이상주의적 성향의 개혁 정치인입니다. 이 둘의 극명한 대립은 영화 속 ‘놀부’와 ‘흥부’의 대조적 형상을 상징하며, 흥부는 이들을 관찰하며 새로운 이야기를 구상하기 시작합니다.

그가 구상한 이야기가 바로 우리가 아는 ‘흥부와 놀부’입니다. 하지만 영화 속의 이 이야기에는 단순한 형제간의 우애 이야기 이상의 상징이 담겨 있습니다. 그것은 부패한 권력과 민중의 갈등, 욕망과 정의의 충돌, 그리고 ‘진짜 흥부는 누구인가’에 대한 성찰입니다. 흥부는 이 이야기를 완성하며, 그것을 통해 당시 조선의 민심을 뒤흔들고자 합니다.

흥부의 글은 점차 퍼지게 되고, 백성들은 이 이야기를 읽으며 세상의 모순에 눈을 뜨기 시작합니다. 이 글은 곧바로 조항리의 권력을 위협하는 무기가 되며, 흥부 자신 또한 권력의 탄압 대상이 됩니다. 이야기를 통해 민중의 의식을 깨우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며, 흥부는 자신의 목숨까지도 위협받게 됩니다.

그럼에도 그는 멈추지 않습니다. 흥부는 ‘글이 곧 무기’이며, ‘이야기가 세상을 바꾼다’는 신념을 끝까지 밀고 나갑니다. 마지막에 그는 ‘흥부전’을 완성하여 세상에 퍼뜨리고, 조선은 그 이야기로 인해 민중의 마음에 불을 지피게 됩니다. 권력은 계속해서 민중을 억누르려 하지만, 이야기는 백성의 입을 통해 살아남고 전해집니다.

이렇듯 <흥부>는 단순히 고전을 각색한 수준을 넘어서, 조선 후기의 정치 상황과 작가의 양심, 문학의 사회적 기능을 촘촘하게 엮은 복합 장르의 영화입니다. 이야기는 결국 누가 권력을 쥐느냐보다, ‘어떤 이야기를 남기느냐’에 초점을 맞추며, 글이 지닌 힘에 대해 깊은 감동을 남깁니다.

3. 배우 및 캐릭터

<흥부>는 배우들의 연기가 서사의 밀도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입니다. 각 캐릭터는 단순한 고전 속 인물을 넘어서서, 사회적 상징성을 지닌 현대적 캐릭터로 재해석되었고, 배우들은 이에 걸맞은 연기를 펼쳤습니다.

정우는 타이틀롤 ‘흥부’ 역을 맡아 복잡한 내면을 지닌 작가를 입체적으로 표현해냅니다. 처음에는 세상을 냉소적으로 바라보는 기회주의자처럼 보이지만, 점점 세상의 부조리를 깨닫고 글을 통해 세상을 바꾸고자 결심하게 되는 과정은 그의 내면 연기를 통해 설득력을 얻습니다. 특히 펜을 들고 원고를 써 내려가는 장면에서는 정우 특유의 절제된 감정 연기가 빛을 발합니다.

김주혁은 이상주의자 조혁으로 등장하여, 영화의 윤리적 중심축 역할을 해냅니다. 그는 백성을 위해 정치를 고민하는 개혁가로, 격변하는 시대 속에서도 인간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습니다. 김주혁은 이 인물을 너무 이상화하지 않으면서도, 따뜻하고 단단한 존재로 표현해냈고, 그가 세상을 떠난 후 공개된 유작이라는 점에서도 더욱 진한 감동을 줍니다.

정진영은 조항리 역을 맡아 권력욕에 찌든 세도 정치인의 전형을 보여줍니다. 그의 연기는 무게감이 있으면서도, 권력에 대한 탐욕과 인간적 허기를 동시에 품은 복합적인 악역으로서의 깊이를 지니고 있습니다. 조항리는 ‘놀부’의 성격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한 캐릭터로, 흥부의 글에 의해 무너져가는 권력의 상징입니다.

정해인, 천우희, 김원해 등 조연 배우들도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소화하며 서사에 힘을 실어줍니다. 특히 정해인의 선비 같은 외유내강 캐릭터와 천우희의 인간적인 매력은 영화의 감정선을 부드럽게 이어주는 요소입니다.

4. 결론

영화 <흥부: 글로 세상을 바꾼 자>는 단순한 고전 재해석을 넘어, ‘이야기의 힘’이라는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는 작품입니다. 무엇이 세상을 바꾸는가? 권력인가? 무력인가? 이 영화는 그 해답으로 ‘글’을 제시합니다. 그리고 그 글을 쓰는 이가 바로 ‘작가’라면, 그가 곧 시대의 혁명가일 수도 있다는 점을 감동적으로 풀어냅니다.

추천 포인트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설화를 현대적 시각으로 재해석한 독창적인 각본. 둘째, 김주혁과 정우 등 배우들의 진정성 있는 연기. 셋째, 조선 후기 사회와 문학, 정치가 유기적으로 엮인 서사 구조입니다. 특히 영화가 끝난 뒤에도 ‘글로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머릿속을 맴돌게 될 만큼, 작품이 남긴 여운은 깊고 진합니다.

이 영화는 창작자뿐만 아니라, 오늘날의 시민 모두에게 의미 있는 질문을 남깁니다. 우리는 어떤 이야기를 전하고 있고, 우리는 어떤 세상을 바라고 있는가?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는 누군가의 기억 속에서 어떤 이야기로 남을 것인가? <흥부>는 그 질문을 조용히, 그러나 단단히 관객에게 전합니다.